아침 일찍 병원 문을 열자마자
가족 모두 신속 항원 검사를 받기 위해 들어갔다.
이른 시간임에도 이미 사람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와 있었고,
우리도 차례를 기다려 검사를 받았다.
(확진자가 있다는 생각에 의한
플라시보 효과인 지 모르겠으나)
와이프는 미열과 두통이 있고,
나는 참을만했지만 인후통이 약간 있었는데
결과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장모님과 딸랑구는 양성,
나와 와이프는 음성으로 나왔다.
다행히 양성이 나온 사람은 진료가 불가하여
와이프가 들어가 각각 증상을 얘기하고
해열제와 진통제 처방을 받았다.
그런데 돌 지난 아기의 경우
사실 약이라고 할 것도 없고
몇 가지 해열제만 교차로 먹이는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후 집에 와서도 오후까지는
37.5도 정도의 미열은 있었지만
딸랑구의 활동성도 좋고 장난감도 잘 가지고 놀았다.
그러나 모두 한 집에 다 있다 보니
딸랑구랑 놀아줘야 하고 회사 업무는 봐야 하고
컴퓨터는 한 대 밖에 없어서 돌아가면서 써야 하고
확진되신 장모님께 식사 준비를 해 달라고 할 수도 없고
회사를 가는 것보다 더 바쁜 하루가 진행되고 있어
거의 뭐... 패닉 상태에 빠졌다.
차라리 딸랑구를 재우고 나서
밤에 일을 하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저녁을 먹고 난 이후부터 열이 나기 시작한다.
38도가 넘어가면서 점점 울고 보채기 시작하는데
해열제를 먹여도 소용이 없다.
39도가 넘어가니 애가 쳐지고
엄마한테만 안겨 있으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모든 옷을 벗기고 미온수 마사지를 했다.
열이 조금 떨어지려고 하면 올라가고
떨어지려고 하면 다시 올라가더니
아세트 아미노펜 계열의 챔프는 크게 소용이 없고
두 시간 이후 맥시부펜 해열제를 먹이니 37도까지 열이 내려왔다.
(검색해보니 맥시부펜이 조금 더 열을 잘 내려준다는 얘기가 많았다.)
이제 한 시름 놓았나 하고 저녁 9시쯤 딸랑구를 재우고
거실에서 밀린 회사 업무를 하고 있는데...
10시쯤 되니 방 안에서 영감 기침소리가 들린다.
목이 부었는지 딸랑구는 악을 쓰는데 쇳소리가 나고
열은 39.8도까지 올라가서 응급실을 가야 되나 어쩌나
발만 동동 굴리고 있는데
아기들은 48시간 정도 열이 나다가
괜찮아졌다는 얘기가 많아
열이 40도를 넘어가면 응급실을 가기로 하고
일단 미온수 마사지를 계속해 주었다.
두 시간이 넘는 관리 끝에 다시 37도 수준으로 열이 떨어졌고,
잠자는 숨소리도 어느 정도 정상적으로 돌아왔지만,
아직까지 목이 부어서 밥도 분유도 먹기 싫어했다.
갓 돌 지난 아기가 너무 힘들어하는 것을 보니
너무 안쓰럽고 화가 났다.
내가 대신 아팠으면 좋겠는데 그것도 마음대로 안된다.
지난 2년 간 가능하면 개인적인 약속도 미루고
밖에도 안 나가고 집콕 생활만 반복했는데...
난 정말 잘 지켰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데...
다들 그런 마음이었으면 금방 지나갔을 텐데..
아기들도 그렇고,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은 또 무슨 죄야..
다 모자란 우리 어른들이 빚어낸 결과지..
개인 방역 수칙은 잘 지키지 않으면서
K-방역이 실패했다는 얘기만 떠들어 대는 족속들에게 신물이 난다.
결과적으로 K-방역은 실패했다.
그런데 그게 정부만을 탓할 것은 아니지..
IMF 때 금 모으기도 열심히 했잖아...
위기가 오면 다들 으쌰 으쌰 해서 잘 헤쳐나갔잖아...
처음엔 세계가 극찬할 만큼 방역을 잘 해왔잖아...
근데 그게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고
한 둘이 포기하고 그게 세 명, 네 명이 되고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이 지금까지 오게 된 건 아닐까?
K-방역이 실패한 이유는 끝까지 강하게 제재를 하지 않았기 때문은 아닐까?
일선에서 힘쓰고 계신 의료진들만 봐도
집 밖으로 나갈 생각이 안 들던데 왜 이런 걸까?
제발 국민들의 건강을 가지고 정치적으로 이용하지는 않아야 한다고 다시 한번 느끼게 되고,
개개인도 남들에게 피해를 줄 법한 일은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하게 되는 하루였다.
[현재 코로나 증상]
장모님(양성)은 잔기침만 있고 거의 무증상
딸랑구(양성)
- 약 40도의 고열
- 인후통 (목이 부은 게 느껴지는 목소리)
- 잔기침
와이프(음성) 인후통, 미열, 두통 호소
본인(음성) 견딜만한 정도의 인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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